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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21세기의 새로운 문예장르를 내다보는 강력한 시의성을 가진 문학의 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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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평선
댓글 0건 조회 161회 작성일 24-08-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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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황순원 디카시 대상 당선작을 보면서

늘 느끼지만, 디카시를 심사하시는 분들조차 디카시의 개념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몇 자 적습니다.
심지어 디카시집이라고 내놓은 작품에서도 이런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왔거든요.
먼저 이번< 2024 황순원 디카시 당선작>에서 대상을 받은 '유월유두'를 사진 없이 글만 보겠습니다.
참고로 제목의 '유두'는 여름을 대표하는 우리 고유의 명절로 음력 유월 보름날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풍속을 의미한다네요.

<유월유두>

어머니는 달빛도 알뜰하게 쓰셨다
달빛 아래 밀전이 수북이 쌓여갔다

어머니
그곳에서도 여전히
달빛을 쓰고 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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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사진이 없어도 이 작품은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습니다.
달빛을 보면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억하는 내용입니다.
이렇게 사진 없이 글만으로도 이해가 간다면 이건 디카시가 아니라 사진시(포토시)입니다.
디카시는 사진 없이 글만 읽었을 때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아야 합니다.
즉, 글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사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글이 50%면 사진도 50%의 역할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디카시는 사진만으로도 와- 하는 소리가 나올 만큼 사진의 역할이 글 못지않아야 합니다.

그에 반해 사진시(포토시)는 글만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는 경우입니다.
즉, 글을 이해하는데,  반드시 사진이 필요하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사진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있으면 더 좋은 보조적 역할만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상 당선작은 디카시로 볼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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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개인적으로는 심사를 보는 분들이 디카시의 개념을 먼저 알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비단, 이번만 이런 게 아닙니다. 디카시 공모전 당선작을 보면 디카시가 아니라 사진시가 태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한 말씀 드리자면 디카시는 시인 등단자나 여타 등단자가 아니라 디카시 등단자가 심사를 보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5행 이내의 짧은 글을 보자면 시적인 시안이 필요하고,
또 디카시를 쓰는 분들 중 실제로 시인들이 많아서 시인들이 심사를 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디카시 협회에서 늘 말하는 것 중 하나가 디카시는 시의 하위 개념이 아니다. 새로운 또 하나의 장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시를 시인이 심하고 소설은 소설가가 심사하듯이 디카시 역시 디카시로 등단한 분들 위주로 심사를 봐야 하지 않을까요?
시를 쓴다고 다 등단한 시인이 아니듯이, 시인 중에 디카시를 쓴다고 해서 다 디카시로 등단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또, 디카시로 등단하신 분들도 5행 이내의 짧은 글을 보는 시적인 시안이 있으니 디카시로 등단했을 겁니다.

한국디카시연구소 측에서는 매년 <OO 디카시 공모전>을 주최하면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수상한 사람을 디카시 등단으로 봅니다.
우리가 어떤 장르로 등단했을 때 해당 장르의 청탁을 받거나 혹은 경륜이 쌓이면 해당 장르의 심사를 봅니다.
그런데 한국디카시연구소 측에서는 디카시 등단자로 뽑기만 해놓고 디카시 청탁을 하지도, 심사를 의로하지도 않죠.
오히려 디카시 등단자는 한국디카시연구소 측에서 주최하는 특정한  <OO 디카시 신인상>은 응모 못하게 막는 역할만 합니다.
그럼, 여기서 궁금해집니다. 뭐하러 굳이 디카시 등단자를 뽑는지 저는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디카시는 시의 하위개념이 아니라면서도 주구장창 심사는 시인들에게만 맡기고,
디카시 청탁도 이름 좀 알려진 시인들에게 합니다. 디카시 등단자는 그냥 낙동강 오리알 신셉니다.
흔한 말로 시인의 유명세에 기대 디카시를 홍보하려는 것 같아서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시인들이 발표하는 디카시 중에도 알고 보면 사진시가 태반입니다.
늘 디카시에 대해서 쓴소리만 하는 편이라서 이번 기회에 한국디카시연구소 측에 또 찍히겠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