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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2회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수상작
최우수 1명(상금 200만원)
1 최우수
지리산 시집(이철웅)
지리산이 쓴 제 시를 시집으로 묶어 팔고 있는 책방을 알고 있다.
시를 읽지 않는 것은 사시사철 꽃피는 동리나 꽃지는 현대나 마찬가지다.
마수걸이조차 못한 채 산그림자 내려와 오래 침묵하다 돌아간다.
우수 2명(상금 각 50만원)
① 하동 가는 길(김희정)
섬진강은 구불텅구불텅 흐르면서
온 논두렁 물을 죄다 상관한다
무얼 좀 막아보려 해도
그 틈에 끼어드는 푸른 것들은
그냥 하동으로 간다
② 펜의 힘(이승재)
권위를 세운 것도 아닌데
칼날을 세운 것도 아닌데
진실이 올곧게 서는 直筆의 힘
장려 5명(상금 각 10만원)
① 나와 할아버지(박해경)
물레방아 돌아가듯 세월은 흘러도
할아버지 모습은 변함이 없고
남기고 간 이야기들은
소설 소설 전해져 글 자취를 따라
이곳으로 오게 됩니다.
② 만년필(이시향)
당신 손에 붙잡혀
만년을 쓸 것처럼 살았던
행복한 손길이 그리워
문학관에 홀로 서서
feel이 오는 손님 기다립니다
➂ 섬진강 오페라하우스(심진표)
하동포구 80리 오케스트라
제첩 향연이 가득합니다
눈시리게 밀려오는 물살과 햇살
어머님 젖줄 닮은 풍요와 사랑이
섬진강 지천을 오늘도 흘러갑니다
④ 용감한 한 끼(한나영)
진실 앞에 사람들이 귀 막고 물러서는데
비둘기 한 마리 바짝 다가가 기다린다.
따뜻한 한 끼를 위해 용맹 일보 눈치 이보 전진하며.
⑤ 하동재첩(이재성)
하동하동 하동거리지* 않으면
섬진강 가을 건져 돈 만들 수 있는 감?
재첩 앞에 하동은 지명이 아니다
종일 바쁜 동사를 등짐지고 사는 어머니.
*하동하동, 하동거리다 : 갈팡질팡하며 다급하게 서두르다는 말.
입선 10명(상금 각 5만원)
① 동행(박명희)
내 몸이 늙어 이가 빠지고
눈이 보이지 않아도
당신과 함께라며
지옥이라도 좋겠네!
② 배웅(반혜정)
지리산 벽소령 골짜기
빨치산과 토벌대 젊은이들을
외면 못해 걸어둔 하얀 손수건
바람한 줄 없이도 흔들리는
저 , 시린 아픔
➂ 북천역(이범요)
정지 화면 같은 저 환한 영토
저물어 가는 풍경 한 편
저 너머 북천이 있다
④ 비밀(정유미)
섬진강 모래밭에
내 보물들 풀어놓고
행복한 시간이랑
강물이랑 같이 논다
⑤ 섬진강(김명아)
골골이 울렁울렁 울다가 만나
지리산 안고 돌다
목이 쉬어 소리도 못 내고
눈물로 흐르는 섬진강
⑥ 승천운(김완수)
뱀사골 물 길어다가
잿밥 잘 지은 걸까
지리산 어느 굴뚝에서
이무기가 용 되어
하늘로 모락모락 오른다
⑦ 십리향(최유진)
곡우에 내린 비가 고랑을 타고
쌍계마을 십리길 구석구석 스며드는 날이 오면
빗물에 젖은 찻잎은 솜털 흔들며 기지개하고
스님들의 광주리는 어느새 그득해져
차향을 맡은 이들의 발걸음은 산사로 향하네
➇ 하동 시장(박선준)
우리 할매 지고 온 고구마 포대 같은
이울 줄 모르고 밝은 한가위 달빛 같은
갓난아기 품고 온 큰누나 가슴 같은
서녘 노을 물드는 코스모스 꽃잎 같은
➈ 하동에 가면(강영식)
섬진강이 물결도 없이
물비늘을 세우며 반짝일 때가 있지
바람도 없이 지리산 나뭇잎이
사각사각 소리를 낼 때도 있지
하동이 당신에게 말을 건네는 방법
➉ 흐르고 흘러서(변창민)
누가 불러서 온 게 아니다
오다 보니 여기였다
누가 억지로 떠밀어서도 아니다
오고 나니 여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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