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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행사

디카시는 21세기의 새로운 문예장르를 내다보는 강력한 시의성을 가진 문학의 양식입니다.

역대수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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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95회 작성일 21-08-17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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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제3회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수상작(1)

최우수

 

붓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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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학동 서당의 풍월을 오래 들어왔을 테니
지리산이 붓글씨를  대도 이상할  없다
머리  하늘에 힘주어  '  글자
 이름  자를  날도 멀지 않아 보였다

- 김영빈

 

 

 

우수 1

지안재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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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안재 가면

밤마다

무지갯빛 꿈 똬리를 틀고

별 피어 오른다

- 정지원

 

  

우수 2

 두 개의 펜을 심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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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찍어 땅을 쓰고

땅을 찍어 하늘 쓰라는 말씀

한 해 지나 우연히 다시 와서야 읽네

땅과 하늘 증인 삼은 한 획 한 획

 

마음 어두운 나

- 신혜진

 

 

장려

1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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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는 것이

조금은 부족해도, 조금은 넘쳐도

웃음으로

근수 맞추는

- 이진환

 

 

2

부동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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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만으로도

가늠할 수 있는 저 심연

한 줄의 흔들림도 없다

- 송하라

 

 

3

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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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평사리 시골 집에 가면

언제나 단정한 모습으로 앉아

책을 읽고 계시는 할아버지

아빠와 나도 양 옆에 나란히 앉아

공손하게 손 모으고 함께 읽어요

- 이종섭

 

 


4

특급열차 LB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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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특급열차 LBJ

​​알렉산드리아역을 출발, 역사의 뒤란 지리산역을 지나

​​스토리가 있는 비창역을 거쳐, 니르바나의 꽃의 역에 당도하는

격동과 파란만장의 시대로 가는, 문학타임머신역

출발! 칙칙폭폭

- 이진환

 

 

5

젖줄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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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끝 젖가슴 품은 천왕봉 중봉 치맛자락

굽이굽이 동맥줄기 쉼 없이 뿜어내는 심장

고동소리 에메랄드 빛 우려낸 계곡물

새 생명의 피가 흐르고 있다

새 천년이 올 때 까지  

- 김철호

 

 

 

입선 1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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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는 문을 열고 난 후의 실루엣이다
그것은 풍경을 안으로 들이는 것이어서
다듬어진 바람의 소리처럼 고요하다

 

들마루에서 보는 산과 강과 들을
대문을 열어 표구하는 순간의 실루엣이여​​

- 이동현

 

 

2

하동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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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천송 모여 아름다운 반송 이루듯

목넘나루에서 노량나루까지 하동포구 팔십리를 지나온 사람들

섬진강은 경계가 아니라 영호남이 모이고 섞이는 강이었네

자연이 베푼 자산이 많아 넉넉하고 당당한 하동, 하동 사람들!

 - 강옥

* 십일천송 : 악양면 매개리의 11그루 소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커다란 반송처럼 보이는 하동의 보호수

 

 

3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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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의 이목은 
신경 쓰이지 않았네
그저 바른길을 가려 
응달진 마음의 빈자리
밝혀주고 싶었네

-김종태

 

 

4

틈새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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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잠자는

녹의장삼 속에서

발 빠르게 키우는

이끼들의 푸른 신화

- 제정례

 

 

5
청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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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지 않는다고 바보새라 놀리지 말아요
내가 떠나지 못하고 텃새로 남아 있는 건
거센 바람도 뜨거운 태양도 몰아치는 빗줄기도
이곳으로 들어와
고요히 머물다 가기 때문이지요.

- 박해경

 

 

6

재첩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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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들이 섬진강에서 
재첩잡기 놀이를 한다
생계가 걸렸다면
눈물   했다

- 김달희

 

 

7

섬진강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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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한 자 적지 못하는 아이가
섬진강 물길 따라가더니
또박또박 이름을 물소리에 새기고
해넘이 섬진강 이야기 하나 이어가더라

- 신수민

 

 

8

하동녹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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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두야 녹두야 8월 녹두야

땡볕에 영글다 시장바닥에 누운

하얀 배꼽 푸른 녹두야

맷돌에 갈리고 눈물도 꼭 품고

돌보다 더 굳세어진 하동 녹두야

- 박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