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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행사

디카시는 21세기의 새로운 문예장르를 내다보는 강력한 시의성을 가진 문학의 양식입니다.

역대수상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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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03회 작성일 21-06-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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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황순원문학제 제2회 디카시공모전 수상작


<최우수>


가장 좋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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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청약 저축 30

주택 담보 대출 이자 20

집을 사려고 젊음을 보냈는데

나이 들어 알았네

그대만 있으면 가장 좋은 집이라는 

- 박해경




심사평

극순간 양식, 디카시의 가능성


김종회(문학평론가, 경희대 교수)


혁명적인 디지털 미디어 환경은 삶뿐만 아니라 예술의 양식까지도 변화시키고 있다. 뉴미디어인 SNS 상에서 문자를 넘어 영상과 문자의 멀티언어로 소통하는 것이 일상화된 가운데 세대와 지역을 아우르며 남녀노소 누구나 창작하고 그 작품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향유가 가능한 디카시의 창작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황순원문학제 디카시공모전과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에 이어 올해만 해도 고성의 디카시공모전, 보은의 오장환 디카시 신인문학상 공모, 중국대학생 디카시공모전이 새롭게 생겨났다. 고성에서 발원한 디카시 지역 문예운동이 한국을 넘어 미국과 중국 등 해외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디카시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세계적 보편성을 지니는 시의 양식임을 드러내는 것이다.
올해 2회를 맞은 황순원 디카시공모전의 최우수작으로 박해경의 <가장 좋은 집>을 선정한다. 디카시는 극순간의 예술 양식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포착한 순간의 시적 감흥을 영상과 함께 언술하는 방식 역시 순간적이다. 순간 속에 영원을 담아내는 창작 방식이 디카시다. 박해경의 <가장 좋은 집>은 소나기마을의 수숫단들을 보고 가장 좋은 집이라는 이데아를 순간 포착해 냈다. 집을 마련하기 위해 젊은 날 내내 온 힘을 다 소진하고 나이 들어서야 가장 좋은 집은 ‘그대’가 있는 집이라는 것을, 수숫단 영상과 함께 순간적 깨달음으로 언술한 것이다.
3줄의 짧은 언술로 황순원 소설 <소나기>의 소녀와 소년의 아름다운 동심을 환기하는 권지영의 <동심>, 종이 한 장에 이야기를 키워 땀으로 거둔 마음 밭이 한 권의 책이라는 메타포를 빚어낸 김향숙의 <원고>를 각각 우수작으로 선정한다.
극순간 예술인 디카시는 문자시와 달리 단일한 이미지나 의미로 주제가 응축되고 상상력이 과도하게 다른 이미지로 전이되거나 확장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비록 장려로 그쳤지만 김종순의 <달려라 양평> 같은 작품은 극순간 예술로서의 디카시의 가능성을 더욱 선명하게 보여준다. <달려라 양평>이 의미의 참신성을 구비했더라면 최우수로 선정되어도 손색이 없었을 것이다. 장려와 입선작뿐만 아니라 모든 응모작에도 격려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심사위원

예심 - 김상미 시인 : 부산 출생. 1990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 외. 박인환문학상 수상.

길상호 시인 : 충남 논산 출생. 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눈의 심장을 받았네』 외. 현대시동인상 외 수상)

본심 - 김종회(한국문학평론가협회 회장, 경희대 교수) 



<우수> 2편

우수 1 :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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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밭일까

손으로 사랑으로 일군 저 칸칸의 농사

생각을 심어 싹이 나고

종이 한 장에 이야기를 키웠네

땀으로 거둔 마음 밭이 한 권이라네

- 김향숙


우수 2 :


동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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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파릇 돋아난 쌍무지개 사이로

소나기와 줄넘기하는 글밭의 음표들

토도독 톡톡톡 피어오르다

- 권지영

 



< 장려> 5편

1 일편단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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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는 고요하고

돛은 팽팽하고 도도해요

이 배엔 바람 한 올이라도 탈 수 없어요

 

, 출발할 게요

 

당신만 오시면 당신만 오시면 

- 성환희




2 도랑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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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지낀 도랑길 곳곳

맥박소리 잦아들고

부서지는 바람의 아우성에 

소년소녀 그림자만이

여울져 흐르고 있다

- 최재호

   


3 육필원고 조작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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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잠든 사이해피엔딩으로 

결말을 고치고 철통 같은 감시망을 

조롱하듯 빠져나간 아이들

 잔망스러운 사건의 배후는 지금도 

오리 무중이다

- 김종태




4 달려라 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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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고 물 건너

내친 김에 평양까지

- 김종순


     

5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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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개의 별사탕이 후두둑 쏟아져

쪽쪽  빨고 

쏙쏙 담는

일곱 빛깔 향연속의 후다닥 아이들

- 이선화




< 입선 > 10편

1 비가내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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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내리고 있었다

 

칡꽃 향 코끝에서 데롱데롱 간지럽힐 때

소나기 한 페이지를 차박차박 걸어봤으면

 

첫사랑이 앞섶을 적셔주기를 바라는

소녀가 되어

- 김지민


  

   
2 수숫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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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숫단 움막 

아직도  사랑이숨을 쉴까

수정처럼 맑고 곱던  사랑

- 윤주영


         
3 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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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빗방울 되어 수숫단 위에 떨어진다

두근두근

수수 잎사귀에 서걱거리는 두 마음

굵은 빗방울 되어 수숫단 위에 떨어진다

- 양성수



4 두물머리 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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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속에 머물러 있는 두물머리

황포돛배 타고 어디로 갔나 

오래 전에 왔던 친구도

얼마 전에 동행했던 그 사람도

다 액자 안에 어려 있는데, 

-함국환



5 반쪽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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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소녀만이 채워줄 수 있는 그 빈자리

소녀를 보낸 소년의 마음 같다

- 송하라



6 문학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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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절

추억을 

뒤적이는

 

이순을 훌쩍 넘긴,

- 김성용



7 2018, 소원을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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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원 나무

건강, 행복, 부를 비는 소원들이 걸려있다

소나기 마을을 가면 항상 잊지 않고 소원을 적고 온다

남은 2018, 소원을 담아 좋은 마무리를 빈다

- 엄다윤(양일고)



8 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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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두물머리 여름을 찌르는 듯

세미원 담 너머로 땡볕을 받아내는

나리꽃 저 붉은 마음

소나기를 기다려

- 정지원



9 마지막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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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로 덮어놓은  한 그릇

하늘나라 가실  배고프시지 않도록

당신을 위해  내가 지은 밥상

- 최미선

 


10 물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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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 어느 숲에서

절규하고 있는 너는

움직일  없는 서러움으로

나무가 되었구나!

- 이시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