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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행사

디카시는 21세기의 새로운 문예장르를 내다보는 강력한 시의성을 가진 문학의 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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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113회 작성일 21-08-12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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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제1회 이병주하동국제문학제 디카시공모전


최우수 1(상패 및 상금 200만원)


김남호 <하동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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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를 붙잡고

떠날 줄 모르는

하급공무원 같은

저 언덕배기들

 


우수 2(상장 및 상금 각 50만원)


박우담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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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산맥을 넘어

신화가 달려오고 있다

 



전현주 <사모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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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나란히 앉을 수는 없어서

두어 발 물러나 바라보았네

글 읽는 선생님을

조용히 둘이서



 

장려 5(상장 및 상금 각 10만원)


진남숙 <그대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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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무너진 절의 주인이냐고 묻는다

나에게 연꽃이냐고 묻는다

나에게 지금 묵언수행 중이냐고 묻는다

도대체 그렇게 묻는 그대들은 누구인가?


 

김완수 <뱀사골 물비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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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뱀사골엔 배암이 살아

물도 비늘을 껴입고 산다

조각조각 기워 입은 햇살 갑옷

마른바람이 화살처럼 달려들어도

물은 허물을 벗지 않는다

 

 

박그림 <피아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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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틔워 뿌리 내린다

먹고 자라라고 내준 것이 어미 몸인 줄

너는 아느냐

반 세기 너머 파르티잔 옷깃 여미던 바람이 묻는다

 

 

황애라 <지리산 슬로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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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걸음으로 걷는다

집채만한 무거움 벗어버리고

껍질같은 집념 털어버리고

그 싱그런 품에 안겨

푸르게 물들어간다

 

 

김성진 <섬진강의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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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뺀 백로

백의의 에스라인 뽐내며

잘난 제 얼굴을 노려본다

얼음이 되었다가

침묵의 태극권법 일필휘지 낚아챈다

 



입선 10(상장 및 상금 각 5만원)

 

홍창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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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문학관 앞 뜰

누군가 함부로 교정하고 간 부러진 문장

 

 

 

김인애 <치열한 삶의 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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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머리와 가슴이 치열했습니다.

 

그 치열함 살고 쓰느라

허리와 다리, 팔과 손 다 닳았습니다.

 

더 닳을 것 없이 남은 몸, 아직도 뜨겁습니다.

 

 

 

백경희 <칠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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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십리길

허물어지는 몸으로 오늘을 사는

나에게 와서 너는

꽃으로 피어난다

 

 

 

김영빈 <펜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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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는 하늘이 잉크였구나.

구름처럼 부드럽고 바람처럼 시원한 글

태양처럼 빛나는 글이 가능하던 이유

때론 달빛, 별빛을 돋보이게 해 주는

담담한 어둠을 닮아도 좋겠다.

 

 

박윤우 <하동 河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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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동쪽,

섬진나루 떼 지은 두꺼비 온몸으로 울었다.

 

무릎 베고 귀지 파주던 누이 물빛으로 슬픔 건져 올리는

맑은 귓속인 양일렁이는 고요,

 

물길 육십 리에 재첩이 뒤척인다.

 

 

조맑음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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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지리산에 온걸 환영합니다.”

 

그리고 나뭇잎들은 말한다

너무 세게 밟지마 너무 아파.”

 

난 그래서 고양이 처럼 살금살금 걸어갔다

 

 

  

김학수 <산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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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간 사람들은 내려오지 않았다.

실타래 처럼 얽히고 설킨 지리산으로 간 수 많은 사람들의 사연은

 

봄이 되어서야 물이 되어

섬진강 모래톱 위에 붉게 내려 앉았다.

 

 

 

이지윤 <지리산은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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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꽃 단장에 나무들 숨 죽이고

꿈틀이는 한 줄 바람에 시선 머물 때

꼿꼿이 튕기는 몸

 

으악, 뱀이다!

 

 


김차영 <북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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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름 가득한 여름 기차역

레일 끝 사이로

붉은 가을 눈동자가 보이네

 

수많은 추억들 피어날

그날을 기다리는 가녀린 꽃 하나

 

 

정연경 <섬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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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새근새근 자는 밤

밤 하늘에 동동 떠다니던 별들이

밤새 후두두 떨어졌다가

재첩 한 번 국 끓여 먹고 은어 두 번 튀겨 먹고 참게 세 번 탕 만들어 먹고

그 맛에 홀딱 반해 하늘 대문 열리는 시간을 놓쳐 버렸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