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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창원 세계청소년디카시공모전 수상작(고등부)
고등부 수상작 11편
1 대상
마른 우물

둘러싸인 숲 사이에서 고여있는 물
나무 하나를 베고
숲 하나를 태울 때마다 조금씩 새 나가던 물
몇천 년 아니면 몇억 년 동안 지구에서 필요했었을 그런 물
이제는 조금 밖에 남지 않았구나
- 이예준(부산, 광명고 1)
2. 금상
공부
다 채우려고 애쓰지 말아라
비워두어야지만 알 수 있는
배움이 있는 법이다
- 서예준(부산, 지산고 1)
3 은상 1
항저우의 여름
서호 변을 걸으며
함께 이야기꽃 피우고
먼 훗날을 그리며
아름다운 하루를 보낸 그 여름
- 김민채(중국, 과기대 부속고 청도분교 1)
4 은상 2
오늘 뭐 나와
급식표는 나의 운세지
치킨이면 소리 지르고
멸치면 조용히 삼킨다
그래도 배부른 예언서
- 김용준(부산, 광명고 1)
5 동상 1
고양이의 서재
햇빛이 나를 유혹해도
그늘이 내 성역
발끝에서부터 꼬리까지
바람과 그림자만 친구
오늘 하루는 내가 쓰는 느린 시
- 고금비(대구, 상서고 3)
6 동상 2
참혹한 자유의 발 아래
불쑥
어지러운 생각을 한다
나는 이 잡초들이 어지러운 탓을 한다
몽땅 밀어버리고픈 욕구 아래서 그들이
생생히 살아 숨쉰다
- 고진희(충남, 홍성고 2)
7 동상 3
슬픈 기다림
누군가 날 버린 지 2년이 되어갑니다.
거센 비바람
시커먼 매연
전부 이겨냈습니다.
이제 그 애만 오면 됩니다
- 김아람(전주, 기전여고 1)
8 동상 4
기억의 악수

서로 다른 언어
세월의 깊이를 넘어 손을 맞잡을 때
작은 고개 숙임 속에 담긴 큰 감사
주름진 미소에 피어나는 평화의 꽃
그 순간, 역사는 따뜻한 미래가 된다
- 정원준(대구, 대건고 2)
9 동상 5
잉꼬부부
이쁜 사랑을 하면
닮아 간다더니
너는 쿵하면
나는 짝하고
- 김가림(통영, 충렬여고 2)
10 동상 6
영어듣기

알쏭달쏭하게 말하는 너,
너를 보고 있으면 마치 영어듣기를 하는 것 같다.
내 귀에 닿을 수 있게 말해주길
- 박시현(부산, 광명고 1)
11 동상 7
안전
끌어 모았던 안전
밑에
부스러진 작은 조각은 무심한 메아리
발에 채여 나뒹구는 위험
- 유초은(홈스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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