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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황순원문학제 제6회 디카시공모전 수상작 9편
1 대상
하지의 기억
장대비 쏟아지던 어느 장날
꽃상여 타고 감자 팔러 가신 어머니
오늘은 폭염 한 소쿠리 내다 파시는지
하늘 길 뒤꿈치까지 하얀 양산 쓰셨다
- 강현수
2 최우수
퇴역
헌 갑옷 벗어 놓았다
삐져나오는 팔십 년 꽉 깨물며
한 줌 이름으로 남아있는
어머니의 어금니,
금은방 주인은 망치로 부숴 금만 가져오란다
- 김성백
3 우수 1
징검다리
혹시 그 소녀가 오지 않을까?
수많은 날 맷방석 엮어
물 위에 띄워놓고
하염없이 기다려요
- 한인석
4 우수 2
호기심
다람쥐 형제들 꼬리만 내민 채
땅 속 탐험에 정신없다
사람이 지나가도 모른 채
누가 숨겨둔 보물찾기라도 하는 걸까
- 정혜경
5 가작 1
닮은 꼴
무릎이 튀어나올 정도로
오래 입은 바지처럼
닳고 닳아서 없어진
어머니의 해진 연골처럼
- 장철호
6 가작 2
용문사 은행나무의 근황
용문사 큰 어르신께서는 오늘도
저 많은 소원지 빠짐없이 다 읽으시고
두 손 모으는 사람들 속엣말 다 들으시고는
한 자 한 자 정성 들여 답장을 쓰고 계십니다
- 김성미
7 가작 3
검버섯
소원을 빌랬더니
얼굴에 검버섯을 붙이고
부자 되기를 바라는 중생들
너희 때문에 나이 먹어서
소원 들어주기 힘들다
- 박동환
8 가작 4
길 위에서
수많은 점을 찍으며 걸어온 나날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는 그 길에
들꽃은 피어나 향기로워지고
단단했던 바위조각
부드럽게 흘러내리고
- 신금재
9 가작 5
독창
생(生)은 나만의 악보를 연주하는 것
합창으로 달려온 시간도
저마다의 독창으로 완성하는 것
- 최형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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